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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멘토 디렉터 정의 10분이면 돼, 즐기며 배우는 미술이야기- 갤러리에 가고 싶어요

정영숙

미술멘토 디렉터 정의 10분이면 돼, 즐기며 배우는 미술이야기

똑.똑.똑…. 미술작품 감상을 위해 갤러리에 노크를 한다. 한 발짝만 옮겼을 뿐인데 그곳에는 신세계가 펼쳐진다. 도대체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요? 막막한 느낌이 엄습하는 불편함, 되돌아갈까? 아니야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지. 유년시절에 하얀 스케치북에 어눌하게 그려진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난 미술에 소질이 없나 봐” 라고 미술시간을 멀리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의 기억 때문에 미술작품이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었다면, 이제 훌훌 벗어버려도 된다. 미술은 잘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잘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노래를 잘 못불러도 악기를 다룰지 몰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즐겨 듣고 특정 음악의 매니아가 될 수 있듯이 미술도 마찬가지이다. 음악해설이 없어도 클래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발레해설을 듣지 않아도 발레리나의 동작을 즐기는 사람들, 그들의 공통점은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한 예술가의 작품을 진정으로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은 지성인이나 전문가가 아니다. “그 작품에서 작가가 주려는 것을 순수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관람객이다.”라고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예술은 참으로 공평하다. 권력이 있어도 갖을 수 없고, 재산이 많아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예술감상이다. 예술 작품을 대하는 열린 마음은 지위도, 세대도, 지역도 뛰어 넘는다. 자신의 내면의 문에 충실하자. 이제 서서히 작품이 말하려는 것에 귀를 기울여보자. 오감으로 느끼며 영혼의 영토를 넓히는 길, 그것은 미술감상의 시작이다. 
갤러리에 문이 열리고 내 마음의 문 또한 열린다. 마음을 열고 감상하는 작품은 즐겁다. 작가의 의도에 집착하지 않고 무식하지만 내 방식으로 처음 작품을 대면하는 것, 가장 아름다운 조우이다. 앤딩까지 자세히 소개한 영화를 관람하는 김빠지는 일을 겪지 않아야 한다. 가벼운 홍보 정도만 숙지하고 영화를 관람한다면 나만의 비평으로 감상을 얻어낼 수 있다. 다만 사전에 영화감독, 배우, 그리고 영화의 성향을 숙지하고 경험을 많이 했다면 영화감상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미술감상 또한 유사하다. 작가의 기존 작품을 감상하였거나 작품의 특징, 재료적인 특성을 알고 접근하면 첫 대면이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연상작용이 작용하여 작품의 감상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연재 글 구성은 갤러리에 접근하기 전, 후 그리고 가벼지만 핵심적인 미술이론, 그 다음은 미술감상자에서 미술애호가로의 변화, 미술감상이 주는 삶의 여유, 내 삶의 아트콜라보레이션 등으로 진행된다.          

갤러리에 가고 싶어요 

갤러리와 미술관을 구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미술관은 소장품이 있어야 미술관으로 허가를 받는다. 반면 갤러리는 소장품이 없어도 된다. 미술관(Museum)은 어휘에서 그 특징이 들어나는데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문예, 미술, 철학의 여신(muse)에게 바치는 제사의 장소인 신전을 의미하였으며 후에 서적들을 장기간 보관하는 장소로 그 의미가 발전하였다. 프랑스에서 최초로 1792년 루브르미술관이 설립되었다. 미술관은 공공적인 성격으로 소장품 보존이 중요하다.  
두 번째 특징은 작품 판매의 유무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작품판매를 하지 않는다. 관람객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반면, 갤러리는 작품판매가 목적이다. 특정 갤러리에 따라 입장료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무료이다. 여기에서는 작품감상뿐만 아니라 작품을 구매하는 행위도 실현된다. 이렇듯 아트마켓(Art Market)의 중심요소 중 하나가 갤러리이다. 
최초의 갤러리는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초,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에서 갤러리를 가진 화상(畵像)이 등장하는데 그 중 폴 뒤랑-뤼엘은 [뒤량갤러리]를 운영하며 우리에게 친숙한 인상파작가들을 후원하였고 전시회를 개최하여 인상파미술을 미국에까지 알리는데 공헌을 하였다. 그 후 발전된 갤러리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가고시안갤러리, 화이트큐브갤러리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작가후원, 탁월한 기획, 작품판매로 아트마켓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미술관ㆍ갤러리가 1000여 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홍보채널로 소개되고 있는 전시 중에 관심 있는 곳을 선택한다. 그 후 사이트와 관련 자료를 사전에 숙지하고 가면 더 풍부한 작품감상이 될 것이다.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도 좋아하는 음식 종류, 주변 분위기, 세프의 실력, 가격 등을 고려하듯이 전시 관람 전에 전시의 내용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은 중요하다. 이처럼 사전에 학습이 된다면 미술장르에 대해서도 기본은 습득하게 된다. 미술작품은 평면, 입체, 설치, 그리고 영상미디어 등 장르도 다르지만 평면에서도 한국화, 동양화, 판화, 사진 등 구분된다. 장르와 재료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작가의 배경을 살펴볼 수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용이하다. 그 동안은 미술대학 전공으로 장르가 구분되었지만, 최근처럼 복합형 장르를 추구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면서 특정 장르로 묶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제는 화가, 조각가, 공예가로 호칭하지 말자. 순수예술을 창작하는 사람을 예술가(Artist)로 부르자. 탈(脫)장르적인 예술가는 20세기 다다이즘에서도 플럭서스 활동에서도 활발했었다. 하버드 리드, 요셉보이스, 그룹 코브라(COBRA)는 “everyone is an artist”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방식대로 예술가임을 강조한 것이다. 나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로 예술, 예술가를 만나는 미술관ㆍ갤러리는 즐거운 산책코스이다. 
예술산책에 동행할 분을 찾으셨나요? 미술관에 학예사, 갤러리는 큐레이터, 그리고 디렉터와 도슨트는 두 군데 다 있다. 박물관, 미술관 소속의 학예사는 정학예사와 준학예사로 구분되며 ‘박물관 및 미술관 시행규칙(2004.1월시행)”에 따라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근무한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 통용되는 큐레이터는 미술학위를 받은 갤러리 근무자를  칭한다. 인턴(수습) 큐레이터 – 큐레이터 – 수석 큐레이터로 경력에 따라 구분된다. 디렉터는 미술관/갤러리의 관장이나 아트전문 기획사의 CEO를 말한다. 해당 업무 10년 이상의 경력과 전문가로서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관람객에게 보다 친숙한 도슨트는 미술관ㆍ갤러리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직무를 맡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미술감상의 이해를 돕는 가이드이다. 미술전시기획에서 홍보, 작품설명을 맡아서 하는 직종도 있지만 갤러리에서는 아트딜러의 세계가 있다. 해외에서는 갤러리의 대표가 아트딜러이며 세계아트딜러 협회도 갖춰져 있다. 미술전공을 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미술품을 보는 안목과 작품판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시된다. 국내의 몇 몇 갤러리에서는 주식의 펀드매니저처럼 소장가치가 있고 기업의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아트딜러가 활동 중이다. 
즐겁고 유익한 미술감상은 열린 마음, 그리고 관심 있는 작품과 공간에 대한 약간의 정보면 가능하다. 미술감상을 위해 두꺼운 ‘서양미술사’ 책을 첫 페이지부터 독파한다면 즐거움을 놓치게 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레시피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아니라 냄새, 재료, 공간 등을 보고 혀 끝에 음식이 닿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처럼. 미술감상에는 “눈을 통해 응시하는 우리 앞에 우주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메를로-퐁티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회화론을 덧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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