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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작품 그리고 관객 사이에서

김영태

작가, 작품 그리고 관객 사이에서 

김영태(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필자는 매주 혹은 매달 인사동, 사간동, 효자동, 청담동 등 서울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새로운 작품을 관람한다. 작가는 오랜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전시를 하는 것이지만,  필자와 같은 미술 혹은 사진관련 전문가들은 늘 전시장에서 접하는 것이 작품이다. 이번 주에도 오랜만에 전시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두 곳에서 관람했다. 두 작가 모두 신인은 아니고 예술제도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기성작가다. 지난 미술시장 호황기 때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전시를 하면서부터 주목받은 작가들이다. 이 두 작가 외에도 미술시장 호황기였던 2006년부터 2008년 상반기 사이에 전시를 개최해서 주목 받은 작가가 꽤 많이 있다. 
그들 중에는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까지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발표해서 제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도 있지만 더 이상 주목받는 작품을 전시하지 못하여 점점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작가도 있다. 그만큼 예술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작가적인 역량이 있는 작가는 전시를 개최하는 틈이 좀 길어져도 쉽게 잊어지지는 않는다. 늘 작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는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졌을 때 전시를 하면 언제든지 제도로부터 관심을 갖고 비평적 담론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새로운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작가가 앞에서 언급한 작가 외에도 한사람 더 있다. 필자는 이들의 전시를 모두 관람했다. 그리고 작가, 작품 그리고 관객이나 비평가 사이에서 발생하는 논쟁거리에  대해서 생각 해 보았다. 
이들 세 작가는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 전시를 개최하자마자 제도로부터 관심을 받은 점과 유명 상업갤러리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전시를 할 때 마다 주목을 받은 작가들이기도 하다. 작가가 전시를 할 때마다 좋은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대단한 작가적 역량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선 조금은 명암이 엇갈리는 것 같다. 
세 작가 중에 가장 최근에 전시를 한 작가는 또 다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작품을 발표했다. 그리고 또 다른 작가는 이전 전시에 비해서는 여기저기에서 빈틈이 보였지만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가치는 충분히 있는 전시였다. 그런데 나머지 한 작가는 전시 작품과 앞으로의 작업방향에 대해서 심각하게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작가로서의 삶에 지대한 타격을 받을 조짐이 느껴졌다. 

작가가 신인시절을 벗어나서 어느 정도 작가로서의 포지션을 확보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감이 사라지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가에 따라서는 작은 성과에 고무되어 작가적인 성실함과 진지함을 상실하고 자기 최면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 한국사진은 그 역사가 짧고 층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작가를 쉽게 발견하게 된다. 
어느 작가이든지 자신의 작품을 제작 할 때는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랑이 지나쳐서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분석 할 수 있는 시각을 상실하게 된다면 심각한 자기 최면의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판에 평상심을 잃고 대처하게 된다. 감정적인 대응으로 지극히 유치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론가와 같은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이론으로 무장 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론적인 틀은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해야만 자신의 작품을 최종적으로 분석해서 보완 할 수 있다. 또한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의연하게 비판적인 이야기를 수용해서 대응 할 수 있다. 

작가는 보는 이들의 평가에 민감하게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필요는 없지만 비평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도 긍정적인 태도는 아니다. 이론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서 취사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작가라면 누구나 과연 내 작품이 시대와 마주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시대의 예술제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작가로서의 진지함과 성실함을 갖춘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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